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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간 내 할당량을 채우면 보너스를 주는 식의 배달앱 알고리즘이 라이더를 압박해 산업재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용노동부 연구 용역에서 처음 확인됐다.
노동부는 라이더 50명의 설문·일지를 분석한 이번 1차 연구를 바탕으로 이달부터 운행 기록 장치를 활용한 2차 실증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배달종사자 유해·위험 요인 실태조사 연구’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정해진 시간 안에 목표 건수를 채우면 보너스를 주는 ‘시간제한 미션’, 하루·일주일·한 달 단위 목표를 채우면 등급을 올리거나 돈을 더 주는 ‘등급제 미션’, 콜을 거절하거나 배차를 취소하면 다음 배정에 제한을 주는 ‘페널티 정책’ 등의 앱 알고리즘이 산재 위험을 구조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런 앱 알고리즘이 신호위반, 속도위반 등 위험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실제 사고 직전까지 가는 이른바 ‘아차사고’의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라이더 50명이 쓴 근무일지 317개를 분석해 이뤄졌다. 시간제한 미션과 등급제 미션의 경우 라이더들이 느낀 압박 인식은 5점 만점에 평균 4.66점이었다. 배차 취소·콜 거절도 평균 4.52점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런 체감이 실제 위험 행동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목표를 못 채우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성과압박은 위험 행동 증가와 유의미한 양(+)의 관계를 보였다. 반면 ‘앱이 나를 추적·통제한다’는 통제압박은 위험 행동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노동계와 일부 전문가가 제기한 문제를 정부가 처음 공식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배달앱 알고리즘의 성과압박이 위험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련성을 확인한 첫 연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