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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급식 조리실무사 ‘경력 10년 미만’도 폐암 산재 인정

관리자(기본) 2026-03-02 조회수 22


 

학교 급식실에서 8년 가량 일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급식 노동자 폐암 산재는 통상 경력 10년 이상인 경우에 인정됐는데 이런 경향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2일 조리실무사 ㄱ(58)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소송에서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ㄱ씨의 폐암을 산재로 보고공단의 불승인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ㄱ씨는 2014년 3월부터 대구 한 중학교에서 조리실무사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중·고등학교에서 일하다 2022년 10월 폐암 진단을 받았다발병 당시 ㄱ씨 나이는 54세로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로 근무한 경력은 약 85개월이었다ㄱ씨는 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는데 근무 기간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단은 2023년 9월 장기간 조리흄(Cooking Fume) 노출과 폐암과의 업무 관련성은 인정되나 이는 장기간 고농도 노출이면서 충분한 잠복기를 만족하는 경우라며 “2014년부터 발병일까지 잠복기가 비교적 짧고 노출기간도 길지 않아 지하 조리실에서의 근무와 이른 나이 발병을 감안하더라도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ㄱ씨는 공단에서 불승인 결정을 받은 뒤 이의를 제기했지만 또 불승인됐고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기존 역학 연구는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의 노출에서 폐암의 명확한 위험 증가를 보고하고 있다며 그러나 ㄱ씨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조리흄에 고농도로 노출돼 폐암 발병 위험성이 크게 증가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ㄱ씨가 근무한 학교가 급식실 이용인원에 비해 조리인원이 현저히 부족했던 점 A씨가 근무한 모든 학교에서 환기설비 평균 유속이 기준치에 밑돌아 부적정’ 상태였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조리인원 1명당 급식인원이 적게는 120명에서 많게는 231명에 이르렀다며 ㄱ씨가 근무한 학교 두 곳의 급식소에서 이뤄지는 가장 빈도 높은 조리 방법이 볶기 내지 튀기기라고 밝혔다이를 종합하면 85개월 동안 일반적인 조리사에 비해 현저히 많은 조리흄에 노출됐다고 추정함이 옳다고 봤다.

 

또한 ㄱ씨가 근무한 학교 급식실이 지하에 있거나 입구 근처에 음식물 소각처리기가 설치돼 있는 등 조리흄이 적절히 배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도 고려했다재판부는 조리흄 노출량 자체도 많았지만 그것이 배출되지 못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반복 및 누적 노출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021년 학교 조리실무사가 폐암으로 숨진 사건이 산재로 인정되면서 급식 노동자 폐암 산재는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온의 튀김·볶음 등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이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이후 급식 노동자 산재 신청이 이어졌지만 근무 기간이 문턱으로 자리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2025년 4월 기준)에 따르면 폐암 산재 승인 175건 중 8(4.6%)만 근무 경력이 10년 미만에 해당됐다산재 불승인 사유를 보면 근무 기간이 10년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판결은 근무 기간이 10년 이상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한 기존 판단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산재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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