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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외국인력 10만 명 돌파, 4년 새 106배 뛴 계절근로

관리자(기본) 2026-11-03 조회수 11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의 ‘계절근로자 분석 보고서’에 실린 현장의 목소리는 농촌 인력난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지급 주체조차 혼동할 만큼 영세한 고령 농가와 일손 부족으로 외국인 인력 없이는 영농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 제도는 2015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충북 괴산군의 절임배추 수확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취업(C-4) 비자 형태의 시범사업으로 첫발을 뗐다. 2017년부터 전국 본사업으로 확대됐다. 이후 90일 체류 기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9년 말 최대 5개월 체류가 가능한 계절근로(E-8) 체류자격이 신설되면서 본격화됐다.

   

출발점은 특정 작물의 단기 일손 부족을 메우기 위한 임시 보완책이었다. 하지만 인력 규모는 통제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팽창했다. 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촌 계절근로 배정 규모는 2026년 10만 9100명에 달했다. 등록 체류자 역시 2021년 298명에서 2025년 3만 1609명으로 4년 사이 106배 늘어났다. 농가의 단기 일손 수요에 대응해 문호를 빠르게 넓혔지만 제도적 기반과 현장 관리 체계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5년 도입 이후 10년이 넘도록 정식 법률 근거 없이 법무부 훈령과 지침 위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이는 노동부가 외국인고용법을 통해 도입 규모와 노동조건을 규율하는 고용허가제(E-9)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계절근로 제도는 제도적 틀이 미비한 상황에서 해외 지자체와의 협약(MOU), 선발, 현장 지도 등 과중한 행정 업무가 기초지자체에 집중되면서 행정적 한계가 드러났다. 이 틈을 타 민간 브로커가 개입해 송출 비리와 중간 착취 문제가 빚어졌다. 실제로 정부 통계에서 E-8 불법체류 인원은 2021년 278명에서 지난해 4680명으로 약 17배나 증가했다. 심지어 동일한 정부 설문에서 농가의 35.4%가 지역 내에서 불법체류 인력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주무부처의 행정이 근본적 대책보다 이탈 방지와 체류 통제에만 매몰된 탓이다. 열악한 숙소, 저임금처럼 현장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보다 지자체에 쿼터 축소 등 행정 제재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땜질식 대응을 했다.

   

농가가 계절근로자에 기대온 근본적인 배경에는 높은 시장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성과 심각한 고령화가 있기 때문이다. 전체 농업인 171만 7000명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77.7%를 차지하고 50세 미만은 7.2%에 불과하다. 소득 여건 역시 농업인의 61.8%가 연간 농업 소득 2000만 원 미만일 정도로 취약하다. 이러한 영세 고령농에게 내국인 유입에 걸맞은 수준의 인건비를 전적으로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따른다. 고령화로 자체 노동력 공급이 어려워진 농촌 현장에서 외국인 계절근로는 영농을 지속하기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으로 기능해 온 셈이다.

   

문제는 단기 비자 방출에 기댄 손쉬운 처방이 농촌 노동시장을 저임금 단기 인력 의존 구조에 가둬버렸다는 점이다. 청년층과 내국인이 농촌에 유입되려면 임금 보조, 영농 대행, 주거 지원 등 생산 구조 전반의 구조적 개혁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대책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그 결과 정부 조사에서 실제 농가의 80.3%는 내국인 고용을 늘리지 못했고 오히려 전체 고용은 -1.4% 역성장했다. 단기 처방에 안주하다 내국인 일자리의 자생적 생태계 자체가 무너져 내린 셈이다.

   

농촌의 단기 인력,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는 데 머리를 맞댈 때다. 전문가들은 출입국 관리 차원의 단순 쿼터 확대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의 관리 부담을 공공 체계로 흡수하라고 조언한다. 고용허가제를 접목하거나 공공형 계절근로를 통해 임금과 근로조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 영세농을 위한 기계화 지원과 청년층 정착을 위한 소득 안전망 등 근본적인 구조 수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외국인 노동자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출처: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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