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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소방기술경연대회 출전을 위해 4개월간 고강도 훈련을 하다 무릎 연골판이 파열된 소방관의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선천적인 무릎 연골판 기형과 퇴행성 소견이 있더라도 정상적으로 근무해 왔다면 반복적인 고강도 훈련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대전고법 행정1부는 소방서 구조대원인 ㄱ씨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최근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인사처가 상고하지 않아 2심이 확정됐다.
2018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충남의 한 소방서에서 119구조구급센터 구조대원으로 근무했다. 2022년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소방관’ 종목에 출전하기 위해 같은해 4월께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최강소방관 종목은 △고중량 소방호스 연결 △중량물 운반 △더미 이송 △중량물을 들고 고층계단 오르기 같은 고강도 종목으로 구성됐다. A씨는 공기통을 메고 무거운 물건을 양손에 든 채 계단을 오르는 훈련을 했다.
훈련 두 달째부터 왼쪽 무릎에 통증이 발생했다. 충남 대표선수로 선발된 뒤부터는 매일 약 4시간씩 초과근무를 하며 훈련 강도가 더욱 강해졌다. 결국 2022년 8월 ‘좌측 무릎 외측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진단받았다.
A씨는 공무상요양을 신청했지만 인사처는 불승인했다. A씨의 질병이 퇴행성 질환으로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였다. A씨는 불복해 2023년 1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 청구를 기각했다. 혈종 같은 급성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퇴행성 변화라고 판단한 진료기록 감정의 소견이 근거가 됐다. 감정의는 다만 훈련 중 외상으로 증상이 발현·악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외상 기여도를 약 30%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감정의는 ‘외상성 종파열’이 분명하고 자기공명영상검사(MRI)에서도 외상 때 발생하는 출혈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훈련의 내용과 강도, 통증이 발생한 뒤 파열에 이른 임상 경과를 종합하면 고강도 훈련으로 무릎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졌다고 봤다. 외상이 상병 발생에 기여한 사고 관여도는 75%로 평가했다.
A씨에게 선천적인 ‘연골판 기형’이 있었던 점도 쟁점이 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형이 있더라도 파열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A씨는 2018년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체력시험에서 전 종목 만점을 받았고 소방학교 체력측정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약 6년간 무릎 통증으로 치료를 받은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약 4개월간 고강도 훈련을 계속하면서 무릎 관절에 과도한 충격과 부하가 가해져 미세한 손상과 피로가 누적돼 상병이 발생했거나,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